
그 기억에 대해 떠올려보자...
어떤 여사원이 걸어 나왔고...
게이트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내가 할 일은..
왜 경보음이 울렸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이 사규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그 정도에 따라서.. 매뉴얼에서 그러라고 명시된 절차를 밟을 것이다...
그것이 내 일 이니까...
그 즈음에는... 우리의 검색을 받는 게 귀찮았던 사원들에 의해..
게이트 재통과 요청을.. 하지 말라는 VOC가 올라온 참이다...
저게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좌파새끼들처럼... 지들 불리한 건 잘도 막아댄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건..
스캐너를 들이대는 것 밖에 없다...
나는 스캐너 검사를 해야겠으니..
옆으로 오셔서... 소지품을 내려놓고 양팔을 벌려달라고 요청을 한다..
그리고 덧붙이길...
남자인 내가 스캐너를 들이대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
여자 요원을 불러드릴 테니 기다리.....
닥치고 그냥 빨리 해달란다...
나는 스캐너 검색을 시작했다..
왼팔 어깨부터 손까지..
손에서 팔 아래쪽을 따라 겨드랑이까지...
겨드랑이에서 허리까지 수직으로...
내가 무슨 변태새끼라서..
이렇게 이성의 몸을 스캐너로 더듬는게 아니고...
그렇게 검색을 하라고 지침이 내려와있어서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싫으면 여자보안불러준다고하려던건데...
저 여사원이 닥치고 빨리 하라그랬지...
아무튼...
[삐이-] 하고..
경보음이 울렸다..
주머니에서 뭐가 울리시네요..?
확인 부탁드립니다..
여사원은 깜박했다며 휴대폰을 꺼낸다...
나는 휴대폰에 봉인이 붙어있는지 확인한 후...
다시 스캐너 검색을 이어간다..
[삐이-]
뭐가 더 있으시네요?
여사원은.. 없어요!
라고 말하며 짜증을 낸다..
남자 사원 이였으면..
그럼 잠시 직접 확인을 해봐도 괜찮겠습니까?... 따위로 동의를 구한 후..
직접 주머니 따위에 손을 넣어 확인했을 것이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건 여사원이다...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성희롱으로 신고를 당할 것이다...
그것은 실제로 우리 사업장에서 일어났던 이슈인 것이다....
나는..
재차 스캐너를 가져다 댄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삐이-]
소리는 매우 크고 선명하다...
손톱보다 큰 금속성의 뭔가가 있다는 건 아주 분명...
나는...
침착하게 설명을 이어간다...
혹시 주머니에....
거울 화장품 라이타 담배 머리핀 보안용지 껌종이 치약
다량의동전 볼펜 악세사리 따위의 물건이 들어있으시냐고.....
여사원은 몹시 질렸다는 표정으로..
재차 없다고 소리를 지르며....
'아! 빨리 해주세요!' 를 연발한다...
존나... 패 죽이고 싶다....
니가 협조를 해주지 않으면 난 빨리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라는 대답이 뱃속에 가득 차오른다....
하지만 말하지 않을 것이다...
말하는 순간... 또 강압적이니 뭐니...
헛소리를 늘어놓으며 VOC를 올릴 테니.....
이것은 또...
우리 사업장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인 것이다...
너흰... 그럼...
보안요원이 강압적이 아니길 바라는 거네..
병신처럼 친절하고....
이빨 다 빠진 종이호랑이를 원하는 거지..?
그거 완전 돈지랄 아니냐..?
너희 바라는 거 다 들어줄 거면...
그게 보안요원이냐?
안내원이지?
그건...
세워놓을 필요가 없는 인간들을..
돈 주고 세워놓는 거잖아...?
너희가 우리 요원들을..
그런 사람들로 만들어가고있잖아..
VOC로 조져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면서..
...라는 번뜩임이
0.0002초 만에 뇌를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이걸 말로 입 밖에 낼 순 없다...
SK왕국에서...
가장 최하층민인 보안요원 경비새끼가..
보안검색에서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사실 거의 아무것도 없거든....
나는...
악수를 두기로 했다..
옷에 금속성 물품이 많으신 것 같다...
그런데 사원님께서 스스로 모르신다 하니..
가능하시다면 겉옷을 엑스레이에 넣어서 통과시켜 보신다면
더 빠르게 검색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안내를 한 것...
여사원은... 몹시 불쾌해 보인다...
그리고는.. 옷을 벗어서 통과시키라는 것 이냐고 재차 물어본다...
노비 새끼인 내가 자꾸..
귀족인 자신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귀찮은 거지....
그럼... 옷만 통과시켜야지..
엑스레이에 몸 채로 들어갈래..?
...라는 의문이 올라오지만..
딱히 말로 표현하진 않는다....
나는 그저 네라고 대답했다
여사원은 신경질적으로...
일부러 쿵쾅 걸어서 엑스레이까지 가더니..
뭔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한 표정으로 날 보며...
저번에도 나올 때 똑같이 이러시던데...
이 옷 입고 나올 때마다 이러실 거냐고 물어본다...
저 질문에서 난 최소한 몇 가지를 알 수 있어...
1. 쟤 저 옷에서 소리 난다는 거 알고 있음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옷 입고 또 옴
3. 최소한 소리가 울리지 않게 하려는 노력도 안 함
4. 애초에 보안 검색을 왜 하는지도 모르고 있는 듯..
5. 더더욱 이 소리가 왜 나는지는 생각도 안 해봤을듯...
이 번뜩임은.. 불과 0.01초 만에 일어난 것이다..
내가 막... 수퍼맨이라 그런 게 아니라...
맨날 맨날 있는 일이라...
생각이 이미 머릿속에 완성이 되어있는 것....
나는 대답한다...
사원님께서 나오실 때 소리가 울리시면
저희는 검문검색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여사원은 표정이 몹시 기뻐 보인다.. 왜지?
그러고는 한다는 말은...
그럼 이 옷 입고 오지 말라는 말이네요???
난 단번에 저게 무슨 소린지 알아들었다...
아... 쟤 지금.. VOC 올리려고.. 밑밥 깔고 있어...
보안요원이 검색하기 귀찮다고..
소리 나는 옷 입고 오지 말라고 했다고....
.. 그런 프레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거다...
나는 대답한다...
아니오. 그저 나오실 때 소리가 울리시면 검색만 받으시면 됩니다.
여사원은... 내 대답을 듣고는...
그게 입고 오지 말라는 말 이잖아요!?
라며.. 성질을 낸다...
존나 멍청하네...
지금 니가 하는 말이 뭔지 알고 있음?
1. 내 옷에는 금속이 많아요...
2. 그래서 MD 통과할 때 소리가 많이 나요...
3. 그래서 보안요원들이 맨날 검사해요..
4. 보안검사는 귀찮아요...
5. 하지만 난 이 옷을 계속 입을 거예요...
일단 오류를 정정해 보자...
1. 난 니 옷에 뭐가 들었는지 몰라.. 내 옷이 아니거든...
그리고.. 그게 옷에 달린 금속장식 때문인지... 추가로 더 들어있는 물건 때문인지는 더더욱 몰라...
그런데 그게 또.. 매일 같은 내용물 일거라곤 생각할 수 없구나...
2. 난 그런 식으로 물건 몰래 가지고 나가려 하는 위규자 잡으라고...
너네 회사에서 고용한 업체에 소속된 보안요원임... 그러니까 이게 내 일이라고...
3. 귀찮으면... 귀찮을 일을 일으키지 말아야지...?
지금 이 상황이 벌어진 원인은 니 옷이라고... 그러니까.. 니가 그 옷을 입고 오지 않으면......
어..?
오류를 수정하려다가..
내가 오류에 빠져들 뻔했군... 음 음....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대답을 한다..
저희가... 사원님들께.. 이런 옷을 입고 와라.. 입고 오지 마라..
라고 할 권한은... 없-습니다..
즉.. 나는... 그게 내 일 이니까... 소리가 나면 검사를 할 거고..
니가 소리 나는 옷을 입 든 말든 니 자유다!
..라는 의도를 어필한 것이다...
그런데 여사원은.. 내 대답을 듣더니..
몹시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 듯이...
응? 으-응????? 하며..
요상한 교성 같은걸 내기 시작한다..
어쩌란 거지..?
이건 말싸움이 아니야....
너님은 지금 사규에 대항하고 있는 거고....
그 말단에 있는 게 SK사원도 아닌...
나라는 만만한 협력사 보안요원일 뿐임..
정신 차려....
너 여기서..
왜 소리가 났는지 밝혀지기 전엔..
도망칠 수 없어....
나는 재차 말한다...
옷을 엑스레이에 통과시켜 주시라고...
여사원은 몹시 분하다는 듯..
계속해서 교성 같은 걸 내며...
엑스레이에 옷을 통과시킨다..
아마도... 내 말을..
어떻게 논파할지를 생각하는 모양이야...
그리고.. 결국 엑스레이를 통과한 옷 에서는...
담배와 라이타... 그리고 다량의 금속 단추...
음... 그렇다.... 울릴 만 했네...
나는 납득하고....
아까 하던걸 이어서 한다...
스캐너 검색 말이야...
하다 말았잖음....
여사원은 펄쩍 뛴다...
왜 또 하냐고... 소리 안 나지 않았냐고....
그렇지 안 났지...
왜냐하면... 너님은 이번엔 게이트를 통과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이 사실을 여사원에게 설명해 준다...
너님의 몸...
스캐너로 확인한 왼쪽 팔 이외의 모든 것이....
지금의 나에겐 미지의 위협일 뿐임...
그 나머지에 뭔가가 더 있는지 없는지.. 내가 알게뭐야....
그렇게 하라고 지침이 내려와있는데...
여사원은..
나에게 지금 뭐 하시는 거냐며...
몹시 성질을 낸다...
뭐 하긴..?
검색하잖아... 너님 옷에서 소리가 나서...
그리고 다시 나올 때 게이트 통과 안 해서...
그리고.. 너님이 협조를 안 하니까
시간이 더욱 걸리며 늘어지는 거고....
나는 또 재차 설명을 한다...
1. 처음에 나오다 소리 났음
2. 그래서 스캐너 확인하니까 특정 부분에서 소리가 났음
3. 그게 뭔지 보여달라니까 모르겠다해서 겉옷만 엑스레이 통과해 달라 했음..
4. 스캐너 확인은 중간에 중단되어 완료되지 않았음..
5. 너님 겉옷 엑스레이에 넣고... 다시 나올때. 게이트 통과하지 않고 우회해서 나왔음
6. 완료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에 대한 스캐너 확인 필요... 속행..
나의 설명을 들은 여사원은.. 더욱 식식거리며...
그럼 재통과 할게요! 라고 소리를 지르더니..
스스로 게이트를 재통과하면서..
자요! 안 울리죠? 라고 말한다...
나는 대답한다...
네 안 울리시네요. 확인 되셨습니다.
여사원은.. 나의 말을 듣고는...
그럼 어쩌라구요? 라면서 날 노려본다...
나는.. 또.. 대답한다...
확인 모두 되셨으니 지나가셔도 좋습니다..
여사원은 몹시도 식식거리며..
카드키를 쾅! 찍고...
문을 쾅!! 차고.. 나간다......
문득 시계를 보니.. 20분이 넘게 지나 있는다....
너님... 협조해줬으면 1분이면 끝날 것을....
20분이나 질질 끌게 만들었네...?
스튜-핏...
지금... 식사시간 아님...?
파-워... 스-튜-피-트...
여사원은....
식사를 하는데 실패했는지...
편의식을 타서.. 돌아온다...
자신의 직장 동료들과 뭔 이야기를 하는지..
아주 격앙된 표정으로 들어오다가..
나랑 눈이 마주치니까 입을 싹 다문다...
표정을 보니 몹시 짜증이 나 있다...
왜 나를 그렇게 쳐다보는 걸까..?
이게 다 너의 자업자득인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려 해도..
듣기 싫어한 건 너고...
온갖 빨리 끝나는 방법을 제시해 줘도....
기를 쓰고 멀리 돌아가면서 저항한 건 넌데....
이런 게.. 대기업 사원이라니...
믿을 수 없군...
스튜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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