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내가 아직 말뚝 탱커로서 각성하기 이전의..
범죄 억제력이 전무한 쪼렙 요원이던 시절의 기억이다...
난 '어떤' 근무지에서
독초 근무를 서고 있었다
몹시 낡은 나무 검색대가 설치된 근무지였는데...
이 나무의 색깔은 마치...
초등학교에서나 쓰던..
나무 책걸상을 연상시킨다...
어쨌거나...
그런 낡은 구조물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즈음이다..
반복되는 근무 중...
이제 막 사회 초년생인 듯 보이는 젊은 여자 사원이
나의 검문에 적발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이 여사원은 내 팔을 빼앗듯이 끌어당기며..
두 손으로 꼬집듯이 움켜쥐고는..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돼요...?'
라고 빌기 시작했다...
몹시 간절한 것처럼 보이는..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몇몇 과거의..
비협조적 사원들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르며..
몹시 화가 나서 발끈할 뻔했으나
침착하게 감정을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그렇지만 단호하게...
지금 구성원 님은 '이러한' 사유로 위규를 하신 것이다
그러니까 사규에 따라서..
'이러한' 조사를 받으셔야 한다..
등등을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안내 중에도..
네네 대답은 잘하던 이 사원은..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번만 봐주세요'를 시전 했다
내 말은 전혀 듣지 않았다는 소리이다..
내 팔 한 짝은..
여전히 이 사원에게 잡혀있는 상태다...
팔을 놓으시라고..
말로 점잖게 타일러 보았으나..
놓지 않는다..
뿌리치는 건 쉬운 일인데...
제법 세게 잡고 있기 때문에..
나도 세게 쳐내야 뿌리쳐질 모양새이다...
이거 딱 그거다...
내가 사원 팔 뿌리치면?
기다렸다는 듯 '보안요원이 세게 밀쳤다!'라는..
VOC가 올라오는...
위규를 범한 구성원은...
순식간에 피해자가 되어 도망가고..
규정을 수호하려던 나는...
천하의 나쁜 놈이 되는...
좌파 놈들이 대화 중에 수 틀리면 시전 하는
'논점 흐리기' 와도 같은 거다...
... 그래서 나는
팔을 계속 잡혀있기로 했다..
적어도 지금은
내가 사원을 핍박하는 건 아니니까..
어쨌거나...
안내를 해 주는데..
머릿속에 적발을 회피할 생각만 가득 차서
하나도 안 들었단 말이지...?
나는 또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이게 내 직업이기 때문에 감정을 수습하였고..
마음을 다잡는다..
사원이 안내를 제대로 듣지 않아도..
난 몇 번이고 다시 말해줄 수 있다..
마음속으로..
자기암시를 걸어본다...
감정노동...
난 월급을 받은 만큼 유한히 친절해질 수 있어...
그렇게 영양가 없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주말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 다행이다...
여사원은 끝없이 빌고.. 울먹이고..
내 팔을 애절하게 붙잡으며..
한결같이 봐달라고 주장했지만...
내 사전에 그딴 건 없다..
계속해서 정신무장을 실시한다
넌 위규를 범했고...
난 너희 회사에서 정해준 규정에 따라..
위규자를 적발하는 고용인...
즉 보안요원이다..
지금 넌..
너희 회사에서..
모든 선량한 구성원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해준..
규정을 회피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난 너 님을 적발해야 해..
적발을 위한 적발이 아닌
법칙과 규정... 그리고 선량한 구성원의 재산보호를 위한 적발이다....
예외는 둘 수 없어...
물론..
이 여사원이...
그런 거대한 위규행위를 저지른 건 아니다...
저장 장치에 봉인 스티커를..
붙이지 않았을 뿐이야...
그렇게 한 시간
그리고 세 시간..
이 여자 구성원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봐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행히 이제 내 팔은 내려놓았지만..
이번엔 더 짜증 나는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울먹이(는 척 하)면서 내 쪽으로 점점 다가오는 것'
다가오다 말겠거니 했는데..
나에게 완전 달라붙어서 매달리려 하기에..
나는 다가오지 마시라고 경고한 후...
한발짝 물러나서 안전거리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저렇게 스스로 근접해서 접촉해 놓고..
'보안요원이 성희롱 했다!!' 따위의..
저급한 VOC를 올린다는 괴담을..
들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여사원은...
대체 어떤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법칙과 규정을 눈물로 호소하여 넘기려 하는 걸까?
어이없는 의문이 들려고 하지만
입장상...
내가 강압적으로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없다..
그저 안내하고 요청하여..
사원 스스로 조사에 협조하도록..
유도하는 것뿐..
이 여사원과 대치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6시간이 지나간다..
여사원은..
혼자선 내 방어를 깨트릴 수 없다고 판단한 건지..
선배로 보이는 여자 구성원을
5명 정도 호출했는데..
이 양반들 하는 말이 가관이다..
입장상 항의는 못하지만..
듣자마자 반박이 떠오르는 것들..
예를 들면 이런 거..
1. 겨우 그거 가지고 애 6시간 동안 잡아두신 거예요?
응~ 쟤가 검색 안 받고 스스로 뻐팅긴 거야...
2. 아 한 번만 봐주세요~////!!/!!!
내가? 왜?
3. 다른 분은 봐주시던데...
응~ 봐줬다는 놈팽이를 내 앞에 데려오면 믿어줄게...
일단 그놈 싸대기부터 날리고... 그런 다음 봐줄게...
4. 실적 올리려고 별 지랄을 다하네 진짜...
이거 하나 잡아도 내 주머니론 땡전 한 푼 추가되지 않읍니다...
이 여사원들..
적발을 이런 식으로 회피하는 게..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날 둘러싸고 팔짱을 끼고..
도끼눈을 치켜뜨는데...?
잠깐이나마.. 내가 잘못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
난...
구성원들은
뭐라 해도 대기업의 일원이니까...
나보다 월등히 많은 노력을 한 엘리트이며..
지성체이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거든....?
그래서 우리를 천민 취급을 한다던가...
갑질을 하며 귀족처럼 군다던가 해도...
마치 호감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존경을 담아 친절하게 공손하게 대해 주었는데...
그 신뢰가 오늘 깨어졌다..
더 쓸 내용은 많지만..
여기까지만 적도록 하고...
결론을 내자..
여사원들은 나의 철벽을 뚫지 못하고
몇 시간 동안 날 린치 하듯이 둘러싸고 뻐팅기다가..
결국 조사를 받고
위규 등록까지 한 다음 물러갔다...
내 뒤통수에 대고
온갖 궁시렁거림이나 조롱이 날아들었지만...
이런 걸 감내하는 것도 내 일이야....
월급을 받았으니까...
그렇지만 피곤하다..
왜 SK사원들은..
본인들 회사에서 정해준 규정을..
툭하면 무시하려 하는 걸까?
그리고 왜 그들이 무시한 규정은
매번.. 우리 보안요원의 나태함으로 포장되어..
업무를 방대하고 복잡하게 만드는 걸까...?
너희 사원님들은 우리가 조금만 귀찮게 해도.. VOC올리고 난리를 치는데..
우린 어디에 VOC를 올리면 되나?
그냥 당해야 하는 입장인가?
귀족은..
천민을 탓하며 뭐든 시켜버리면 그만...
이라는 건가?
이때는 절대로 풀리지 않던 사항이고...
지금도 풀리지 않는 사항이다...
난 6 대 1로...
말싸움에 가까운 업무를 해서 이겼지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도 그럴게 거의 6~8시간 동안..
대치하고 있었던 거잖아...
저 사원들은 일을 안 하나??
이것 역시....
지금 으로서도 알 수 없는..
미스터리이다...
SK 왕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신비스러운 현상을...
상식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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