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기억

군생활의 기억 중에서... 07

주정뱅이 2026. 1. 10. 12:01


기억이 뒤죽박죽이야..
그래서 어떤 게 먼저고 어떤 게 나중인지 몰라...



그것은.. 내가 병장을 달고 나서...
몇 주인가? 지났을 무렵의 주말의 일이다..

그날은 일요일이였기에..
나는 항상 가던 대로 천주교 종교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왜 천주교인가? 그런 것은 나도 몰라..
그냥 처음에 훈련소에서 종교를 정하라 할 때..

기독교는 자라면서 보아온.. 기독교 신자들...
그 새끼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잘못을 일단 저지른 다음.. 교회에 가서 삭삭 빌고...
깨-끗해진 상태로 다시 똑같은 짓을 저지르는 병신들 이였어서.. 싫었고...

불교는 산에 올라가야 할 것 같아서 싫었음..

그래서 남는 건 비교적 내가 잘 모르는..
천주교... 였는데...



​뭐야..? 이유가 명확하잖아?
모르긴 뭘 몰라...

아무튼 천주교 종교행사를 참여하기로 했다....



자세한 인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보다 나이는 많았지만? 후임이였고...
항상 모자란 나에게 깍듯이 대해주었던 김 기환...

이젠 기환이 형이라고 해보자...



천주교 종교행사에 참여했던 인원은...
​나.. 기환이 형... 그리고.... 그리고...

아무리 기억해 내려 애를 써도..
얼굴도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인물들을 포함해서 13명 정도가
천주교 종교행사를 참여하기로 하였고...

원래라면 천주교 차량이 우리 포대까지 와서..
우리를 픽업해서 군종 성당까지 데리고 가주는 게 절차인데...
그날은 차가 오지 않는다 했다...

그래서 우리는 산길을 뚫고 본부 포대까지 올라가서...
거기서 차를 타야 했는데..?

종교행사 참여 인원 보고를 하러.. 다 같이 행정반에 들어가자...?
거기에 김호준 하사가 앉아있었다..



본부포대로 꺼져놓고는
툭하면 우리 포대에 당직 근무를 서러 온다...
무슨 상황이지 이게..?

아무튼 개인적인 감정은 접어 두고...
마치 사마귀... 혹은 잠자리 새끼처럼 인상을 쓰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김호준이에게..
무표정을 유지하려 애쓰며 인원 보고를 마친 나는..

​천주교 종교행사 인원들과
본부포대로 향하기 위해 오와 열을 맞춰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호준 하사는 포대 내 전체 스피커로...

'***(내 이름) 연기하지 마~~~~~~~~~~~~!!!'
라고 수십 번을 반복적으로 외쳐 대었다

저 새끼는 아직도..
내가 모종의 연기를 하고 있다고 혼자 망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저렇게 자신의 간부로서의 권력을 이용해서...
좌파식 선동을 하고 있지...

​김호준 하사..
저 새끼가 하는 짓은 마녀사냥이다...

​1. 저놈 생긴 게 전역한 폐급 병사 닮았는데... 폐급 아닐까?? 갈궈보자!
2. 갈구니까 찍 소리도 못하고 어버버 거리는 걸 보니 폐급이다!
3. 더 갈궈보자! 더 폐급일지도 몰라!
4. 더 갈구니까 더 폐급인 것 같다! 더 갈궈보자!

이걸 계-속 반복해 온 것도 모자라...
이젠 주변에 동조하라고 선동까지 하는 것이야....

간부라는 새끼가...



나는 자대 배치받자마자 만난 놈이..
이유를 계속 만들어내며 갈궈대니....
어떻게든 안 갈궈지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는데...

마치 누가 함정이라도 판 것처럼 상황이 좋지 못하게 돌아가고....

그 안 좋게 돌아간 상황을
마치 지들이 짜놓은 판인 것처럼..
그놈들 라인이 놓치지 않고 이용해 먹었고..

그게 반복되니까 진짜 병신이 되어버린 케이스다...

웬만한 병사들은 다 알 거다..
저 새끼가 어떤 병신짓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웬만하지 못 한 병사들은 생각할 거다..
*** 병장은 무슨 연기를 한 거지?

그리고 거기서부터 김호준 하사 라인의 인간들이..
사방팔방 소금을 뿌리며 간을 치겠지...
나 한 명 병신 만들면서 재밌게 즐기기 위해..

하지만 그런들 어쩌겠어...?
내가 뭘 할 수 있어..

​병사의 최 상위인 병장이 되었지만...
간부의 최 하위인 하사 찌끄래기에게도 닿지 못하는 알량 맞은 계급인걸...

그저 당하고만 있어야지...

내가 억울함과 화를 못 참고 눈이 돌아가서 난리를 치면...
그게 바로 저놈들이 원하는 스토리 일 텐데...

김현욱 병장이 전역하면서 나에게 했던 말...
' 버티는 게 승리자다.... '

이걸 기억하고..
꼭 살아 나가서..

날 낳아놓은 씨발 같은 엄마에게..
싸대기를 날려야 하는데...



그래서 나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분노를...
김호준에게 풀 수 도 없고.... 지금 옆에 없는 가짜엄마에게 풀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죄 없는 병사들에게 풀 수 도 없으니...

나는 걸어가는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내 머리를 때렸다

​주먹을 말아 쥐고 이를 꽉 물고..
어깨를 축으로 해서... 왼 주먹을 반 시계방향으로 회전시키며..
그대로 풀 파워로 내 얼굴 옆면으로 돌진시켰다....

​밀려나지 않고 버틴다....
황충민이 날 때릴 때 그러했던 것처럼...

그래야 더 아프고 대미지를 받을 수 있거든

​그리고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반대편 손바탁으로 뒤통수를 후려 쳤다...
그것은 마치 배구공을 스파이크 칠 때와 같은 기세였으리라...

뇌가 흔들리며 정신이 띵 해온다..

겨우 두 대 로는 아직 분이 풀리지 않는다...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 피.. 피가 나와야 해...

그래서 나는 멈추지 않고 또다시 왼손 손바닥으로 내 뺨을 갈기고
반대편 손으로 턱을 쳐 올리고.. 쉬지 않고 반대편 손으로 머리 상단부를 후려치고...

이걸 계속 반복한다....

분노와 통증으로 인해..
고함 같은 비명을 지르면서...

​이때 즈음의 나는...
고통과 내 피를 보는 것 만으로 화를 삭일 수 있게 되었어...

자해라는 거다..



그동안 주워 먹은 버섯의 효과 때문일까..?
아니면 김호준 하사의 말대로 나는 연기를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아니면.....?
저놈들의 놀이판 위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이 상황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 온 것일까?

나는 모르지...
아니... 알 것 같은데... 알아봤자 어쩔 수가 없지...
군대는 계급사회인데...



​그렇게 나 자신을 패고 때리고 후려 갈기는 나의 옆에서...
후임병들이... 나의 계급만 보고 쫄아서 아무것도 못 하고 보고만 있던 그때..

기환이 형이 나를 잡으면서 말리지 않았다면..
나는 기절할 때까지 나 자신을 패 대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과는.. 그 무엇도 다른 결과가 남았을지도 모르지.. 안 좋은 쪽으로...



이제 떠오르는 기억이 많지 않아...
되도록 좋은 기억을 위주로 기억하고 싶었는데...
죄다 김호준 하사와 관련된 괴로운 이야기뿐이네...

그래서 떠오를 때마다 이어서 쓴다...
시작했으니 마무리는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