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나의 군생활에 대한 기억에 대한 글....
그 다섯 번째이다...
우리 부대는 KCTC라는 훈련을 받게 되었다
이 훈련은 레이저 센서 장비를 몸에 차고
직접 산을 뛰어다니며 가상의 전쟁을 하는 훈련으로서....
이 훈련을 떠나기 전에...
우리는 사용할 관측기재를 제외한 잉여 기재를
본부포대의 폐기된 창고에 숨겨놓았다..
이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나 김세훈병장... 그리고 신입 관측장교 1명
도난방지.. 목적일까..?
왜 넣었는지는 몰라...
그냥 넣으래서 넣었어...
이 훈련에서 우리의 목적은..
북한군 역할을 해주는 훈련부대...
즉.. 대항군을 물리치는 것이다!
어릴 적 아버지들이 툭하면 말해주던
산에서 훈련하는데 나무껍질 벳겨먹고 뱀 잡아먹고 그랬다는...
그 훈련과 살짝 비슷한 느낌이 나는 훈련이다!
물론 밥은 제대로 나오겠지만...
우리 분과원들은 마치 훈련 때처럼...
보좌관 1명 + 분과원 3명 편성으로 보병 부대에 지원을 가게 되었다
? 보좌관 + (김세훈 병장 + 나 + 이진규 이병) 조합이다
이 훈련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할 수 없으니 간추리겠다...
1. 나는 얼굴에 온통 녹색으로 떡칠을 한 위장을 훈련 내내 하고 다녔는데...
보병 아저씨들이 나를 '슈렉아저씨' 혹은 '오크아저씨'.. 또는 '대족장'.. 내지는..
'쓰랄 아저씨'라고 불렀다
록타 오그아르......
2. 나는 훈련 중 지급받은 건빵을.. 정말 힘들 때 먹기 위해 안 먹고 남겨두었는데...
그 개수가 딱 3개이다 보니...? 김세훈 병장이 우리에게 인 당 하나씩 나온 건 줄 알고..?
두 개를 빼앗아 갔다
김세훈 병장은 내 건빵을 가져가면서
'두 개~는 건빵 뽀글~~ 이~♬"라고 열받게 말하면서 가져갔는데...
나는 일병 찌끄래기라서 토를 달지는 못하고 죽일 듯이 노려만 봤다
인 당 하나씩이라고 여긴 게 맞다면.... 2개를 가져간 이유가 대체 무얼까...?
3. 나는 일병으로 훈련을 시작해서 상병이 되어 훈련을 끝냈다
드라마틱하게 훈련 중 진급식을 한 것이다!
후임인 진-규는 그런 날 보고.. 전장에서 승진하는 영웅 같다며..
우스꽝스럽게 추켜 세웠다!
4. 나는 평소에 기회만 되면 간헐적으로..
독버섯처럼 보이는 버섯을 주워 먹고 자살을 기도 하곤 했는데?
이 훈련 때 주워 먹은 주황색 버섯은 그중 가장 효과가 기묘한 것으로서...
그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 목구멍이 따끔거린다 싶더니 침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부어오르고 갈라지듯이 아파졌다
2 - 어지러워졌다
3 - 몹시 추워져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 말로는 열이 펄펄 올랐다고 했다)
4 - 손 발 그리고 하복부가 저려왔다
5 - 일시적 시야 결손
6 - 구토감
나는 그날.. 버섯의 영험한 효능 덕분에..
훈련 중 시체로 처리되어 시체 처리용 자루에서 하루 종일 잣다..
.... 아니 사실 죽어가고 있었다..?
독버섯을 먹고 중독된 건데... 사람들은 감기인 줄 알았겠지....
그런데 나 어떻게 살아있지...?
독버섯을 너무 많이 주워 먹어서 내성 같은 게 생겼나..?
아니 그럴 리가..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다...
5. 김세훈 병장은.. 맨날 잠꼬대로 실실 웃거나 병신 같은 표정으로 날 갈궈대는 데다가...
내 건빵까지 강탈해 가서 얼간이 인 줄만 알았으나...
제법 몸이 날래고 잘 싸우는 병사였다!
대항군 녀석들은 3인 1조로 몰려다니면서..
숙달된 솜씨로 이동사격을 해 우리를 죽이곤 했는데...?
그놈들이 눈치도 못 채게 뒤로 다가가서..
순식간에 세 놈 모두에게 헤드샷을 날린 것이다!
현실에선 불가능하고...
그냥 쏘는 시늉만 하면 레이저가 발사되니까 가능한 상황이긴 한데....
아쉽게도... 대항군 애들 센서 끄고 다니더라....
헤드샷으로 머리의 센서에다 대고 쐈는데 안 죽었으니.....
심지어 그걸 보고 같이 다니던 현장 모니터링하는 간부가..
뭐라고 이의를 제기하다가..
부정행위 해놓고 당당한 모습에 빡돌아서 욕 하니까?
욕한 거를 꼬투리 잡으면서 잘도 빠져나가더라?
한두 번 저런 게 아니란 소리지...?
6. 중간에 사악한 대항군이 우리 편 밥차를 파괴시켜서..
밥과 소고기미역국만 온 적이 있다
이때 거의 모든 병사들은..
밥차를 노리다니 비겁한 놈들!! 절대로 용서 못해!!
오늘 반찬은... 쏘야 일 것이였단 말이다!!!!!!!!!
... 의 분위기로 절망하고 있었지만..
보병 중대장의 반짝 아이디어!!
'이렇게 된 김에 몽땅 주먹밥으로 만듭시다!'
보병 중대장은 뭐랄까 나는 모르겠는 황금비율로
밥과 소고기미역국을 반죽해서...
소고기 미역국 주먹밥을 만들어 배급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살면서 그것보다 맛있는 주먹밥은 먹어본 적이 없다...
7. 공포탄 탄피가 훈련장 곳곳에 쓰레기처럼 떨어져 있다
그래서 주머니가 미어터지도록 미친 듯이 주워왔다...
탄피를 회수해야 하는 훈련에서... 쏜 탄보다 많은 탄피란..
언제나 환영인 것이다..
8. 훈련용 막사의 취사기구가 매우 노쇠했는지...?
모든 반찬에서 탄 맛이 나고... 검은색 철조각? 이 다량으로 섞여 나왔다
9. 훈련용 막사에는 그 흔한 정수기도 없어서....
우린 수돗물을 미친놈처럼 꼴깍대며 마셔 대었다
그 훈련장의 군인들은...
그 수돗물이 몸에 나쁘단 걸 알면서도 마셔대는....
반쯤 목숨을 내다 놓은 인간들 이였다..
나중엔 습관이 되어서.. 반쯤 존엄성을 포기한 상태로...
씻으면서 샤워기 물도 마시고 그랬으니까...
10. 장한별 상병은... '난 너 훈련 중 마주치면 쏠 거니까 너도 나 보면 쏴라?' 따위의 도발을 해왔다
여기서 아니라고 하면 짱별놈 특유의 논리로 갈굴 것이고..
그렇다 해도 갈굴 것이니...
나는 그냥 '예 알겠습니다'라고 심드렁하니 대답했다
짱별놈이 날 갈구려고 눈을 크게 뜨는 것과 동시에
옆에 있던 김경춘 상병이 입을 열었다..
'딱 보니까 니가 하자니까 하는 거네.. 빵디좀 그만 그롭혀'
짱별놈은.. 그대로 입을 다물고 돌아갔다..
왜 공격은 니가 다 해놓고..
날 미워하는 것도 니가 더 잘하는 거냐...?
대체 왜...
11. 더 기억나는 게 많은데 구체적 이질 않아 쓸 수가 없네...
어쨌든... 훈련 중엔 가혹한 등산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 여겼던 이 훈련은...
끝나고 추억해 보니 제법 재미있는 훈련이긴 하였다...
다만.. 훈련이 끝나고 부대에 복귀해서.. 훈련 후 정비를 하고 있던 중
훈련 전에 우리가 잉여장비를 넣어놓은 본부의 창고에서..
우리 장비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세훈 병장은... 눈을 충혈시키며...
너 그거 어디다 놨어?라고 캐 물었는데...
내가 해줄 말이 뭐가 있겠나?
'그 창고에 넣었습니다' 밖에 더 뭐가 있나...?
김세훈 병장은 병신처럼 제자리에서 봥봥 날뛰며
'그러니까 어디에 넣었냐구!!!!!!' 라고 말하며 히스테리를 부렸는데...
내가 또 해줄 말이 뭐가 있나?
'그 앞에 보이는 대로 내려놨습니다' 밖에 뭐가 더 있나...?
김세훈 병장은.. 그래도 완벽한 바보는 아닌지라..
'너 그거 없어져서 내가 영창 가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라고 으름장을 놓더니?
내무실 문을 뽱! 차면서 어디론가 가 버렸다..
관측 장비는 어디로 간 걸까..?
나도 내심 궁금하긴 했다... 그런데 그게 부대 내에서 사라지면 어디로 사라져?
부대 사람들 중 누군가 자기네가 쓰려고 가지고 갔겠지....
아주 높은 확률로 다른 포대 관측반이.....
결국..
발언 기회가 없었던 내 예상은 맞아떨어져..
범인은 C포대였다
어차피 우린 훈련 나갔고...
지들이 슬쩍 가져다 쓰면 모를 거라 여긴 듯하다...
내놓으라고 하자...
지들 장비 중 상태 안 좋은 거랑 바꿔주더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지...
그 장비의 끈을 몽땅 땋아서 내구력 올려놓은 게 바로 나였으니까...
그지 같은 놈들....
그런데..
그걸 가져온 게.. 우리 관측장교보다 선임인 간부라..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돌아버리겠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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