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나의 군생황에 대한 추억...
그 마지막이다...
왜 마지막 이냐면...
내가 이제 더 이상 그걸 기억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야...
이후로 뭐가 더 기억난다면..
글을 새로 하나 더 적겠다...
나는 군생활을 하면서..
외박 외출을 나간 적이 딱 한번 있다..
후임인 여태혁이와 이선우이가..
같이 나가자고 졸랐기 때문이다...
왜 하필 날 졸랐지..?
아직도 모르겠는 부분이야...
하지만 어쨌든.. 나는 사유는 없으나...
한번 나가보고 싶기는 했기에...
같이 외박을 나가기로 했고...
셋 중 가장 군번이 빠르다는 이유로...
외박 이유를 설명해야 했다...
나....? 별로 이유 같은 건 없는데...?
그냥 쟤들이 같이 나가자고 해서 설득당한 게 다인데..???
그래서... 평소에 들어본 선임들의 외박 외출 사유들을..
들었던 대로 다 떠올려서 내뱉어본다....
뭐... 목욕탕에 때를 불리고 싶다던가....
행보관님은 내 말을 듣자마자...
그건 여름이지! 라면서 특유의 게슴츠레한 표정을 지으신다....
어쨌거나 외박은 승인되었다
포대장은 외박 외출 신고를 하는 나에게 말한다..
'너 시간마다 나에게 보고해!'
음... 아마도..
내가 탈영 같은 거라도 꾸밀지도 모른다고 여기는 모양이야...
그래서... 나는 시간마다 포대장에게 전화해서 보고를 하였다..
어디서 뭘 하고 있으며... 숙소는 어디로 잡았으며.... 이제부터 수면을 취할 것이며....
등등...
그런데... 왜 하필... 그때 당직사관이 김호준 이였던걸까...?
나는 포대장이 김호준보다 더 상관이니까...
상관에게 보고를 했으니 되었다 라는 느낌으로 김호준에게는 보고를 하지 않았다...
쓸데없이 말도 섞고 싶지 않았기도 하고...
그런데...???
밤에 선우와 태혁이가 편의점에서 사 온 칵테일을 뜯으며 즐-길 준비를 하는 이 시점에...?
우리 숙소의 문을 두들기는 이가 있었다...
누구지? 군인을 찾아올 사람이 있나...?
...라는 느낌으로 문을 열자...
포대 내 간부...
통신반장님과 관측장교님이 사복을 입고...?
격앙된 표정으로 문을 열고 엉거주춤 서있으셨다...
이 양반들이 우릴 왜 찾아왔지..??
.... 답을 알 수 없는 의문이 찾아왔으나...
나는 일단 경례를 하였다....
관측장교님은 경례를 받아주더니...
너희 뭐 하나 보려 왔다고... 말하고는...
태혁이와 선우가 벌려놓은 술판을 관찰하며...
진-탕 즐기고 있었구만...... 이라며 혀를 찬다....
난 그 당시만 해도 술이라곤 마실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 이였으나...
그 판에 한 패가 된 것 같은 억울함을 느꼈다...
관측장교님과 통신반장님은... 우리의 당황하는 꼬락서니를 보더니..
뭔가 안도한 것처럼 한숨을 쉬며.... 말하길...
당직사관이 우리가 연락을 안 했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한다....
아닌데...? 한 시간마다 보고했는데....?
포대장님께....
나는... 포대장님께 한 시간마다 보고를 했노라고 간부님들께 설명을 한다..
그랬더니.. 관측장교님이 말하길..... 행정반에도 했어야지...
아... 맞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행정반에 보고를 해봤자... 결국 포대장에게 올려보고 할 테니....
내 입장에선 더 상관인 포대장에게 보고했으니 되었다라고 여겼으나...
행정반의 김호준 입장에선 그게 또 아닌 모양이지...???
뭔가 좋지 못한 앞날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간부님들은... 즐겁게 있다 들어오라며 돌아가셨으나....
내 예상은 스트라이크로 적중해서...
김호준은 숙소 카운터를 통해..
우리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리고는 온갖 쌍욕을 퍼부으며..
나에게 당장 들어오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
태혁이와 선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난 들어갈 테니..
너흰 즐기다가 들어와라...
라고 말하며 옷을 입는데...
태혁이는 장난친 거 아닙니까...?
라고 상황이해못 한 말을 하고...
선우는.. 선우대로...
무슨 명탐정이라도 된 것 같은 표정으로...
내가 들어가면 자신들도 들어가야 한다며...
내일 들어가자고 꼬신다...
여기서 일단은 내 생각대로 부대로 복귀해야 했다...
그래야 일관성 있게... 반격의 기회라도 생겼을 테니까...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선우와 태혁이의 말에 홀려...
다음날 들어가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난 늘 그래...
내.. 부족한 몸은... 나의 부족한 인생을 살기에...
오로지 내 판단을 믿어야 활로가 열리고... 다음 수를 더 유리하게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나와 다른 피지컬과 인맥... 평판...
기타 등등의 요소들에서 기인한... 조언을 듣는 순간...
순식간에 나락에 가게 되는 거야.....
내가 내 선택이라 믿고 선택했던 다른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무수한 선택들...
그것들은 항상.. 어리석은 날 시궁창으로 끌고 갔으니까...
친구... 부모.... 직장동료.... 하나도 빼먹지 않고....
그러니까 나는 나를 믿어야 한다...
남을 믿으면 안 된다..... 믿을 수 있는 건 오로지 나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나보다 더 잘 생각하지 않을까? 하고..
매번 당하는 것이다...
이 날...
바로 부대로 복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은...
다음에 김호준이 당직사관일 때 이루어졌다...
모든 포대원이 보는 앞에서 광대처럼 우스꽝스럽게 굴려진 것인데..
딱히 묘사하고 싶진 않아....
김호준은 꾸준히 날 괴롭혔다...
부대 내에는 노래방 기계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주말에 순번을 기다려 노래를 부르러 들어온 나를...
굳이 노래방까지 찾아와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문을 열고...
어떻게 니가 그럴 수 있지?라는 듯 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다가...
오호호호호호홓! 넌 이제 죽었다!
라고 말하며 돌아가는가 하면....
전역하기 전 날..
내일 전역하는 사람들 행정반에 모이라고 방송을 하기에...
아... 뭔가 전달사항이 있나 보다... 하고 행정반으로 찾아온 나에게...
모멸적인 시선을 보내면서 말하길...
'뭐야 너 왜 왔어???'
지가 불러놓고.... 왜 왔냐니..?
놈을 이해하길 포기한 나는 그저 있는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한다...
'내일 전역하는 사람 오라고 방송이 나와서 왔습니다'
내 대답을 들은 김호준은...
' 난 사람이랑만 놀아~~'라고 말한다....
아... 그러니까... 전역하는 사람이랑 놀려고 불렀다 이거지...?
그리고 난 해당 없으니까 꺼지라 이거지...? 맥이려고 부른 거 아냐......ㅋ...
오히려 좋아...
나는 용무 없으시면 돌아가 보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경례를 하고 내무실로 돌아왔다...
내무실에 있던 강재근이가 물어본다..
' 왜 부른 겁니까..???? '
나는 대답한다....
전역자랑 놀려고 불렀데..
강재근이는 다시 물어본다...
'그런데 왜 이리 빨리 오셨습니까...???'
마치 빨리 와서 유감이라는 말투로군..... 하지만...
나는 다시 대답하길...
김호준은 사람이랑만 논데...
그래서 사람새끼도 아닌 난 관련 없으니..
다시 돌아온 거지....
강재근이는 뭔가 알겠다는 눈치로..
' 아... '라고 말하곤 시선을 돌린다...
기타 등등...
더 많은데... 이걸 내가...
고소당할 수위의 욕을 안 섞고 쓸 자신이 없으니 그냥 쓰지 말자...
피해자는 나인데.. 왜 사려야 하는 걸까...?
김호준이는 개새 끼고..
그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
내가 위험을 감수하고 언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나는 전역을 했다..
우리 기수는... 어째선지 전역식도 없었다...
그저 언제 나가면 되나... 기다리고 있는데....
행정관님이 불러서 따라가 보니...
행정관님이... '나가자~' 하고는..
레토나에 태워서...
그대로 부대 밖...
시외버스 터미널로 데려다주신 게 끝...
다행히도 전역증은 받았다...
그리고 행정관님에 의해 밖으로 나왔으니....
이건 탈영은 아니야....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엄마를... 만나야 해....
그리고 패 죽여버릴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안녕히... 군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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