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기억

여고생 단체면접에 대한 기억 중에서..

주정뱅이 2026. 1. 8. 08:37


연말 연초...
그즈음이 오면..

동네 고등학교에서
종종 그년들이 온다..

무슨 행사가 있으면 대통령도 찾아올 정도로..
제법 대기업에 속하는 이 회사의..
말단 공순이로 취직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오는 여고생의 무리들!!

그 대기업에 빨대를 꼽고 있는 입장인
일개 보안요원 이였던 나는..

앞으로 이 회사의 직원이 될지도 모르는 저 여고생들이..
처음으로 마주해 본 사회에 좋은 기억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했어..

그래서 원래라면 하지 않을 정도의 과도한 영업용 스마일을 장착한 채..
한 명 한 명.. 놓치지 않고.. 최대한 젠-톨 하고 자세하게..

안내를 해 주었어..



회사 단지 내에 들어오기 전에..
인솔자가 어련히 알아서 교육했을..
휴대폰 카메라 봉인 방법부터.. 상세하게...

직접 내 휴대폰에 스티커 붙였다 떼었다...
카메라도 켜 보면서 알려주었고..

그 당시 나의 친절한 모습에..
조금 며칠 전에 들어온 신입 사원들 까지 다가와서
저도 알려주세요! 라고 할 정도였지...

또한...

가지고 들어가면 안 되는 물품들에 대해서도 알려주면서..

혹시라도 가지고 계시면 안에 들어가기 전에..
저쪽에 있는 보관함에 넣어주셔야 한다..라고 말해주면서...
반입 금지 품목도 크고 또박또박 읊어주었지...

만약 가지고 들어가셨다가 나오실 때 발견 된다면..
불이익을 겪게 되실 거라는 안내는 절대로 빼먹지 않았고..

그런데 단 한 명도...
보관함으로 이동을 하지 않더라고...

어...? 과연..

대기업의 말단으로 입사하려는 여고생들은..
달라도 다른 건가??

그때의 난 그년들을 믿어보기로 했어..


중간에 그년들의 면접 담당자인 듯 한 사원이 내려와서..
' 요원님들 혹시 여기서 학생들 못 들어가게 막으셨나요? ' 라고 물어보는데...

나는 아니요 그런 적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에 선한 것이다...

담당자가 볼 때.... 학생들이 생각보다 적게..
또는 느리게 올라온 것이겠지..
그래서 무슨 일인지 학생들에게 물어봤겠지..

그럼 이제 학생들은..
뭘 모르는 애들일 뿐이니까...

내가 아래에서 하던.. 인원 확인작업을..
못 들어가게 막는 행위로 간주했을 것이고...

모이를 달라고 졸라대는 새집의 새끼 새처럼..
몹시 억울하다는 듯이.. 이구동성으로 말했을 것이다....

'입구에서 '경비 아저씨'가 못 들어가게 막아요~~'

그래서 사원은..
그동안의 자신의 경험과...
보안의 평판을 저울질해서...

학생들이 거짓말을 할리 없다고 여기고...

아래로 내려와서..
내가 학생들의 입장을 막는지...
몇십 분이나 확인하고 서 있던 것 일테지...

정의에 사도가 따로 없다...



그런데 에러인 점이 있다...

이 여고생들이..
그렇게 프리패스를 해도 될 정도로 중요한 인력들 이였다면...

SK왕국에서 우리에게 업무지침을 주는 집단인...
H에서 협조 공문이 내려왔을 거다...

그런데 그런 지침은 내려온 적 없고..

이 확인 작업은...  
H에서 지시한 거고...

H에서는 그것을...
엑셀로 깔끔하게 만들어서 우리에게 보냈겠으나...

우리 보안 관리자.. 틀딱 새끼들이..
그걸 A4용지로 뽑아서 우리에게 전달하게 되는 거지...

엑셀로 검색하면 3초면 끝날일을...
리스트에서 직접 찾아서 이름 부르고 대조해 보면서..
딜레이가 생긴 거지...

그런데 난 이걸 저 사원이나..
우리 윗대가리들에게 따지지 않을 거다...

말해봤자 안 통할걸 아니까...




그렇게 다소 답답한 한나잘이 지나고...
면접을 마친 여고생들은 귀가를 시작했는데...

처음 나오는 계집의 가방과 몸으로부터...
미친 듯이 울리는 금속 탐지음...

썅ㄴ..... 읍읍....



일단 진정하고...
여고생을 검색해 본 결과..
나온 물품들은 아주 다양했다..

하지만 여자애들의 프라이버시가 있을 테니..
그걸 일일이 나열하진 않을 거고...

가장 크게 이슈가 된 USB에 대해 말해보자..



이 회사는 반도체 회사이다...

당연하게도 허가받지 않은 저장 매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반입 금지이고...

우리는 이 회사의 자산을 지키는 보안요원으로서..

저 usb에 뭐가 들어있는지..
확인을 해야 할 의무가 있어..

첫 번째 년의 usb에는 공인 인증서가 들어있었다..
이건 안전범위야..

절차위반에 대한 경위서를 작성하고..
usb는 밀봉해서 돌려준다...

압수는 하지 않았다..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

나는... 단지 내에서 포장 뜯으면 다시 한번 불이익을 당하실 수 있으니..
절대로... 외곽 요원들에게 뜯어달라고 하시라고.. 안내를 덧 붙이며...
밀봉용 봉투에 경위서 징구 완료 코멘트를 적어 넣는다....

이거 안 적으면..
나가면서 외곽요원이 가방검사 하면서 또 걸려서..
경위서 한번 더 써야 해..

그렇지만... 만약...
가방검사를 안 들키고 통과한다면...

반골기질의 상징인 여고생들은..
그걸 굳이 보안에게 안 보여주고...

지들 집에 가서 신경질적으로 뜯어내면서 자유로움을 느끼겠지..

그리고 외치겠지...
'짜증/나-!!!!!' 라고.....

괜찮다...
그래도 돼...

단지 내에서만 안 뜯었으면 세이프다...
내가 만족하는 게 아니라..
니네들의 안전을 기준으로...



두 번째 년의 usb에서는..
쯔꾸르게임이 무더기로 나왔다...

마찬가지로 경위서를 징구하고...
usb는 회사 자료 검색용 프로그램에 돌렸다..

쯔꾸르게임 구성파일인지.. 그 안에 숨긴 회사 자료인지..
내가 알 게 뭐야... 수상하면 다 두들겨봐야지...
월급 받았으니까...



세 번째 년의 usb에서는 개인 사진이 나왔다..

경보음이 미친 듯이 울려서..
잠시 대신 절차를 진행하도록 맡겨놨던 부사수가..
울상으로 날 부르며 사진이 나왔다고 징징댄다...

계집... 그런 것도 혼자 못해...?
라고 생각하며 사진을 확인하러 가 보았는데..

그 사진은 회사 자료가 아닌.. 개인 사진이고..
파일 생성 날자는 이 회사에 면접 보러 오기 한참 전이다....

얘 가르친 사수새끼 누구냐...?



대충... 이후 레파토리는 다 비슷했다...

모든 적발 사례를 다 말하면...
이 글은 미친 듯이 길어질 테니 이쯤 하고...

말하기 민망한 검출 품목도 제외하고....

들어갔던 여고생들 중 거의 69% 이상이..
usb를 들고 있었다...

그게 몇 명이냐면...
대충.... 270명 정도?

걔네들한테 다.. 한 명도 빠짐없이...
경위서 받고.. 포장해 주고...

30센티 넘게 쌓아놨던 보안봉투가 모잘라 져서
다른 근무지에다 빌려 달라고 전화 돌리고....

가지러 갈 수 없는 상황이니..
가지고 와 달라고... 엎드려 빌고...

나중에 카누 사준다고 어르고....
조장한테 지원 인력 보내달라고 전화하고...

그러면서 내 눈과 손은...
저 기집년들이 경위서를 제대로 쓰는지를 보며..
usb를 포장하고 있었지....

그렇게 설명했는데..
경위서에 반성문을 쓰고 자빠졌길래...
경위서는 반성문이 아님을 다시 알려주고...

아주 난리도 아니였다..




내가 수퍼맨인 게 아니라...
이 딴 게 빈번한 일상이라...

이 회사를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
보안요원 평균 멀티태스킹 능력이다...

더욱 탄력적으로 일 하는데 필요한 건...
약간의 탄산과 카페인...

즉..!
핫 식스..



그렇게 죳 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나는 생각해 본다...

저년들은 자기들이 영원히 학생일 거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학교에서 선생들이..
너희들의 거짓말을.. 몰라서 속아주는 것 같으냐???

어른들이 멍청하고 착해 삐져서 규정을 지키고 사는것 처럼 보이냐...????

이 씨도 못 팔 년들아...?

아직 미숙한 아이들 이니까 커엽게 봐주는 것일 뿐인데...
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까지..
학교 다니던 감각으로 사회생활을 하려고 하네...?

너희가 쓴 경위서는..
어떻게든 기록에 남아서...
너희가 여기 취직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두고두고 걸림돌이 될 거야...

이 불이익은 내가 만들어서 준 건가?

아니...??

내가 그토록 너희 안전을 위해 열심히 안내를 해 주었건만...
결국 너님들이 스스로 무시를 한 거지...

아마도...

아.. 저 새끼 귀찮게 자꾸 뭐래니? 경비주제에..
무시하고 있으면 닥치겠거니~~~~ * ㅇㅅㅇ *


...라고 생각하고 있었겠지....

연못에 잉어도...
자신들을 위해 물갈이를 해주는 인간의 손길을 이해하는 법인데..

잉어만도 못 한 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