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 다니던 초등학교의 이름은 천현초등학교 이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이 초등학교는..
딱히 좋은 기억은 없지만 나쁜 기억은 수두룩하게 많은데....
그걸 다 일일이 나열하자면 끝이 없으니..
가장 임팩트 있는 기억에 대해서 다루어보자..
그때가 아마도 운동회였다..
릴레이 달리기 경주를 할 차례였는데..?
어려서부터 몹시 병약하여 입원과 퇴원.. 그리고 재입원을 반복하던 나의 육체는..
평균 또래보다 근육량이 몹시 부족한 허약 체질이었다..
병명은 다 기억나지도 않아..
어린 나는.. 그냥.. 병원에 올 때마다 생각했지..
'아.. 또 여기야..?'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병원을 전전했던 나는..
당연하게도 달리기 따위는 느릴 수밖에 없었다..
윗몸일으키기는 하나도 못 하고..
팔 굽혀 펴기도 단 하나도 하지 못하는 육체..
하지만 그런 걸 교사들은 일일이 알지 못했다
말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 당시 선생들은 그걸 1회성으로 소모해 버렸어....
담임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몽땅 다
나는 분명 말했지만..
'그래? 그럼 너 열외' 하고는.. 뇌 속에서 지워 버리는 거야..
어린애의 처벌을 피하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했겠지..
그리고 똑같은 학생에 대해 똑같은 선생이..
똑같은 문제를 기억하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니.....
저것들은 학생을 지도하려는 게 아니라..
다른 그 어떤 목적이 있는 음모의 어른들이 아닌가?
...라고 그 어린 시절의 나는 생각했었다..
어쨌든.. 달리기가 느린 나에겐..
운동회의 이어달리기란 몹시도 지옥 같은 컨텐츠였다..
분명히 조를 짤 때..
누가 달리기 빠르고 누가 달리기 느리냐면서
잘 달릴 것 같은 어린이를 색출하는 것 같이 보이던 체육선생은..
어째선지 달리기 최약체인 나를.. 이어달리기에 포함시켜 놓은 것이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나는 다른 반의 아이들에 비해 너무나도 느려서..
운동장 두 바퀴만큼의 뒤쳐짐을 우리 반에 선사하고 말았다..
아파오는 명치와 옆구리..
가빠오는 숨.. 어지러운 시야...
이미 고갈된 체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으려 어기적 어기적 뛰어가는 나..
아.. 떠올리니 화가 난다...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서 정신을 괴롭게 해...
나의 그러한 필사적인 달리기는..
학교의 교사였던 '노상*' 이 새끼 이름이 뭐였지..?
그냥 '-노-' 라고 부르겠다..
-노-의 눈에는..
하기 싫어서 일부러 트롤짓 하는 개새끼로 보였나 봐..
어기적 어기적 달려서..
겨우 나의 골 인 지점에 도착해 가는 나를 향해..
-노- 는.. 맹금류의 급강하와도 같이 달려오기 시작했거든...
나는 -노-가 나의 지척에 다가올 때 까지도..
설마 그러려고 뛰어오는 걸 줄은 몰랐는데..
-노-는 달려오던 힘을 그대로 실어서..
나의 등에 사-커킥을 날렸다..
넘어지면서 어린 시절의 나는 생각한다..
아.. 내가 너무 늦게 달려서 화나셨나 봐...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운동장의 모래바닥에 털썩 넘어진 나는..
부들부들 몸을 일으키며..
어떻게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골 인 하기 위해.. 달리기를 이어가려 하는데..
-노- 는 그런 나의 엉덩이에 한번 더 사커킥을 갈겼다..
말이 한 번이지..
이 새끼!
죳같은 새끼!
얼른 안 일어나?
아오 씹새끼!!
같은 느낌으로 연타로 갈겼다..
당연히 일어나던 나는 다시 엎어졌고..
-노-는 사과조차 하지 않고..
내 손에서 바통을 빼앗아서..
다음 주자였던 아이에게 넘겨줘 버렸지..
운동장에 있던 모두의...
냉소와 무시가 담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바통이 없이 골을 향해 이동하는 나...
나는 이미.. 달리기 주자가 아닌 광대가 되어있었다
포기한 게 아니였으니.. 꼴찌도 괜찮은 거야..
라고 칭찬해 주던 TV속의 선생은... 그저 픽션일 뿐이었다......
현실은... 포기하지 않는 것보다는 성과를 중요시했던 것이다...
운동회의 사건 이후..
나에겐 별명인 '무빙스톤'이 추가되었다..
느릿느릿 뛰어가던 모습이 바-위 같아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에 있던 아이들은..
내가 존나게 멍청해서 돌머리이며..
걸어 다니는 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생각하고는..
나를 바보취급 하기 시작했다..
집단 따돌림의 시작이다...
운동회가 끝나고 얼마 후..
나는 천현초등학교 후문에 위치한 태권도 체육관을 다니게 되는데...
이 체육관의 관장님은..
-노- 와 몹시 친해 보여.. 어린 나는 몹시 의구심을 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곳에 다니게 된 이유는..
초등학교 정문에서 나눠주는 미니카가 가지고 싶어서...
미니카를 가지고 싶으면..
여기 이름 적고 전화번호 적으래서.. 그렇게 하고 집에 왔더니...
그날로 태권도를 다니게 된 것이다...
내 입장에선 나쁘지만은 않았다...
통상적으로 사달라고 조를 수 없는.. 미니카를 획득했고..
체육관에서 적지만 친구들도 획득했다..
초등학교의 말년 즈음에 시작한 태권도를..
중학교 내내 다녔다...
그리나 그 과정에서..
체육관에서 획득했던 친구들은 다 잃었고..
안 좋은 추억만이 남게 된다...
1. 어릴 적부터 여자를 밝히고.. 음란한 취미를 가졌으며.. 수 틀리면 주먹을 들어 날 구타하던...
한솔의 이름을 가진 강가 놈이.. 여기를 다녔었다...
얘네 엄만 불법 과외를 자기네 집에서 진행하고 있었는데..
대체 무슨 컨텍인지.. 어머니가 날 거기로 보냈었다..
남의 가정집에.. 학원 다니듯이 다녔다는 이야기이다...
강가 놈의 어미가 해주는 간식은 맛있었으나... 그다지 학업적 성취는 얻지 못했는데....
그냥 그런 공간이구나..라고 생각하며 그 삶의 스타일을 유지했던 것이 기억난다...
허나..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의 신고로 불법과외는 끝나게 되었는데...
실제로 신고를 한 것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한솔의 이름을 가진 강가 놈은..
그게 내 탓이라며 툭하면 날 구타했어...
툭하면 내 가방을 운동장에 쏟아놓고..
툭하면 내 노트를 한 장 한 장 찢어서 흩뿌려놓고...
툭하면 너의 어미를 들먹이며.. 날 구타하는 통에..
난 무저항으로 얻어터지기 일쑤였지....
오죽하면 내가 일기장에..
너 놈의 이름을 써 가며... 제발 죽으라고 깜지를 써놨겠느냐...
어쨌든.. 놈과 나의 관계는...
한때 공부를 가르쳐주던 아줌마의 아들이자...
같은 체육관을 다니기에.. 공격하기 꺼려지는 놈인데...
일단 이걸 남들이 부르길 친구 라고 했다...
내가.. 주변인들의 체면을 생각하며 매일 얻어터지는 동안..
놈은.. 벌 걱정 없이 나를 쉴 새 없이 구타하며 즐겼나...?
즐겼는지 어떤지는 난 모르지...
본인은 진심으로 자신을 피해자라고 여기는 것 같은 언동을 했고..
날 때리는 이유가 몹시도 정의로워 보였으니..
2. 우리 어머니는.. 태권도 체육관을 다니면.. 모든 어린이들이 봥봥 날아다니는 줄 알았던 모양인지..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엘리트 태권도 키드들의 전유물인.. 시범단에 꽂아 넣게 되는데....
어린 나는.. 갑자기 관장인 문종의 이름을 가진 백가 였나..?
그 관장이 갑자기.. 내일부터 저녁 시간대에 나오라길래...
뭔가 그러한 조정이 있었나 보다..라고 생각했으나...
그 시간대의 체육관은.. 뭔가 크게 달랐다...
보통 체육관에 가면..
지르기 좀 하다가.. 레크레이션도 하고..
재미있게 대충대충 품/단증 획득을 위한 가라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보통의 관원들은 그게 전부인 줄 알겠으나...
저녁 시간대에 체육관에 가 본 나는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저녁시간대의 체육관은..
뭐랄까.. 더욱 실전적인 태권도의.. 진짜 단련의 시간 이였다..
그들의 명칭은.. 시범단...
어머니가 생각한 기본적인 봥봥 날아다니는 태권도 키-즈...
그들은.. 늘.. 더욱 빠르고 날카로운 발차기를 하며..
상대의 발차기에 쫄지 않기 위해? 5~10명이 짝을 지어.. 서로의 다리를 포개어 가며 발차기를 반복한다...
이것은 몹시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며...
나 같은 체력도 힘도 부족한자가 거기에 끼어있으면.. 모두의 템포가 무너지기에...
시범단의 모두는.. 나의 느린 발차기를 보고는 불같이 화를 내며 짜증을 부렸다..
나는 시범단에 들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나....
그들은 내가 실력도 안 되면서..
탐욕스럽게 명예로운 시범단에 들어오려..
백가 관장에게 아양을 떨었다고 여긴 모양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무한히 발차기만 반복하고...
레크레이션이 1도 없는 시간을 보낸 나는...
대체 왜 백관장이 날 이 시간에 오라 한 건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시범단의 녀석들은.. 나를 부숴버리고 싶어 하고 있었다...
겨루기를 할 때마다.. 나를 상대로 지목하고는...
공포에 질려 반항도 못하고... 온리 디팬스 모드가 된 나를...
혼자 발로 세차게 두들기다가.. 제풀에 넘어지고는.. 분해서 울먹이며 식식거리던 놈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왜 일방적으로 맞은 건 난데..
네가 그런 표정으로 울고 있지..? 누가 봐도 네가 이겼잖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였다...
호구를 안 차고 있었다면.. 어디든 부러졌겠지...
두개골 이라거나.. 목뼈 라거나...
어쨌든.. 괴롭힘은..
내가 이 시간에 나가는 거 너무 힘들다고.. 어머니에게 하소연을 하며..
백관장이 갑자기 날 왜 이 시간에 나오라 했을까? 하고 말하며 울먹거리자...
어머니가 자신이 부탁했다고 실토하면서...
내가 그 시간에 안 나가게 되면서부터.. 조금씩 사그라들더니...
곧 시범단들의 벌레 보는 듯 한 시선을 제외하곤 사그라들었던 것이다...
이 고통도.. 다 무지한 어머니의..
내 아들은 멋진 태권더 여야만 해 라는.. 자기만족적인 욕심 때문이야...
3. 백관장은.. 뭔가 작위적인 것을 좋아했다...
가끔씩 관장이 관원들에게 말하길...
자신의 아버지는 태권도를 하시다 돌아가셨다며..
자신은 어릴 적 태권도가 참 싫었다는 만화적인.. 헛소리를 하는 등......
평소에도 작위적인 헛소리를 자주 했었는데...
어느 날 학부모를 모시고 심사를 진행하던 중... 나를 가리키며...
'쟤가 사실 허약하고 소심하고 겁도 많던 아이였는데... 태권도를 해서 저렇게 활발한 아이가 되었다' 라고..
날 이용해서 홍보를 하는 병신짓을 했다...
난... 그 말을 듣고.. 창백한 표정을 지었으나...
겨우 어린이에 불과한 내가.. 무얼 할 수 있나...
관장의 권위에 내리눌려... 왜 날 가지고 그러느냐고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거늘...
나는 억울했고.. 조용히 이를 갈았다...
왜냐하면.. 난 아직도 허약하고 소심하고 겁도 많은 아이였거든...
그걸 다 캐치해 놓고도..!
시발.. 말을 말자...
4.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나는 태권도를 그만두기로 했다..
여기 다녀봤자.. 보기 싫은 놈들만 자꾸 보게 되고... 운동의 효과는 미미했다...
태권도를 다님으로써 발생하는.. 나의 정신적 고통...
1. 날 벌레처럼 쳐다보는 시범단들
2. 관장의 권위를 등에 지고.. 버릇없게 굴다가..
내가 단죄에 나서면 피해자로 돌변하는 거칠고 잡스러운 어린 태권도 키-드 놈들..
3. 철용의 이름을 가진 심가놈의 괴롭힘..
4. 한솔의 이름을 가진 강가 놈의 괴롭힘..
등등...
그리고 뭣보다.. 어머니가 새롭게 꽂혀서 날 처박아버린.. 전산회계학원을 가려면..
태권도를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권도를 그만 나가겠노라고....
전화를 해서 말-씀을 드리니...
백관장은.. '일단 체육관에 나와서 이야기하자~'
라고 부드럽게 말하며.. 사태 파악을 못 하고 계셨다...
난 재차 말씀드렸다..
전산회계 학원에 다니려면.. 태권도를 할 시간이 없다..
이젠 전산회계에 전념해야 한다..라고...
그러자 백관장..
'아니~ 난 니가 전산회계에 전념하려는 걸 막으려는 게 아니고..'...로 시작하여...
'너는 태권도를 안 하면 모든 성인병이 몰려오는 아이이기 때문에...'
로 귀결되는.. 겁주기를 시전 했던 게 기억난다...
구질구질해....
나는 딱 잘라 이제 안 다니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나의 태권도 인생은 끝이 난 것이다..
나중에 성인이 된 이후...
백관장과 -노-에게 사과는 받지 못해도..
이건 너님들이 잘못한 거다...라고 말은 해주기 위해...
두 사람을 찾아 경기도 하남에.. 박카스를 한 박스씩 사서 방문해 보았으나..
-노-의 행방은 묘연했고... 관장은 자리에 없었다...
1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관장은 돌아오지 않았고..
나는 씁쓸히 발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 트라우마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거야...
아아..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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